교회의 기원을 명확히 제시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강조하고 있어 교회 일치를 꿈꾸는 오늘날에도 중요한 지침의 책이다. 감옥에 갇혀서 쓴 편지이기에 필리피서, 콜로새서, 필레몬서와 함께 흔히 '수인(囚人)서간'이라 불리 운다.
● 누가 썼는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에페소서에는 사도 바오로가 쓴 것처럼 나오지만(1,1; 3,1) 실제와는 다르다. 바오로가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 및 어휘와 문체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바오로가 다른 서간에서 자주 이야기하던 유대계 그리스도인과 이방계 그리스도인 사이의 갈등이 언급되지 않고, 그리스도인과 이단 사이의 갈등만이 이야기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바오로가 순교한 이후에 쓰여졌음이 분명하다. 아마도 바오로의 제자였던 사람이 바오로의 정신에 따라 바오로의 이름을 빌어 썼다고 본다. 하지만 편의상 저자를 바오로라고 한다.
● 언제 쓰여졌는가?
바오로가 직접 쓴 편지들 및 콜로새서를 인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1세기말(80-100년경)에 쓰여졌다고 본다. 특히 로마의 도미티아누스 황제(81-96년) 말기에 있었던 그리스도인 박해를 언급하지 않는 점, 이냐시오(110년경 순교)가 이미 에페소서를 알고 인용하고 있는 점 등으로 보아 대략 90년대초에 썼을 것으로 생각된다.
● 왜 쓰여졌는가?
교회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고자 이 편지를 썼다. 당시 에페소를 포함한 소아시아 일대는 로마제국의 지배하에 있었는데, 세계시면 사상이라는 정책 아래 로마제국의 경계선 안에서는 이주가 자유로와 많은 물자와 문화의 교류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개인주의와 종교혼합주의 및 비역사적인 사상이 판을 치고 있엇다. 아직도 박해받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는 종교의 혼합과 이단의 번성으로 더욱 심한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런 까닭에 그리스도를 통하여 역사 안에서 구체적으로 이루어진 구원,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의 정체성, 빛의 자녀가 된 그리스도인들의 역할 등을 상기시키며, 모든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하여 피할 수 없는 악의 세력에 맞서 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촉구했다.
● 어떤 이야기가 쓰여 있는가?
에페소서는 모두 6장으로 되어 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진 구원, 교회의 뿌리와 하나됨 및 교회의 역할, 그리스도인의 새로운 생활 등에 대한 아름답고 힘있는 비유들이 하나 가득 담겨있다.
내용에 따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인 교회(1,1-3,21)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교회의 근원이요 중심임을 일깨우고 있다. 하느님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원한 구원 계획의 신비를 드러내셨는데, 이 신비는 사도들과 예언자들을 통해 계시되었음을 밝히고 또한 역사를 완성으로 이끄시는 예수 그리스도께 온전히 희망을 건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창조된 하느님의 작품임을 일깨운다. 그리고 이제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유대인과 이방인도 하느님 안에서 화해를 이루어 한 가족이 되었음을 강조하면서, 교회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몸이요 지체로서 하느님의 성전임을 힘있게 전한다. 바오로는 그리스도의 신비를 모든 이에게 알리다 갇힌 몸이 된 자신의 소식을 전하면서 환란 중에서도 낙심하지 말고 하느님의 영광을 생각하라고 권유하면서 용기를 북돋운다.
◆ 하느님의 무기로 무장하여 평화의 복음을(4,1-6,24)
그리스도인은 부름받은 자녀답게 살아가야 함을 일깨우고 있다. 하느님도, 주님도, 희망도, 믿음도, 세례도 하나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면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교회는 그리스도께로부터 생명력을 공급받으며 성장해 가야 하는 공동체임을 역설한다.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대로 그리스도인은 서로 상대방을 자신의 몸처럼 사랑하도록 일러주며 또한 헛된 정신과 우상숭배, 빈말 등이 난무하는 악한 시대에 살고 있으므로 하느님의 무기(믿음과 선함, 진리와 정의, 하느님의 말씀)로 무장하여 빛의 자녀답게 살라고 한다. 어둠을 폭로하고, 세계의 어두운 지배자와 싸워 이기도록 힘을 북돋을 뿐 아니라 평화의 복음을 전할 태세를 갖추도록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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